2020년 1월 크로스 미국 장기 출장 일기 Day 23

크로스베이스볼
2020-09-03

아침에 역시 일찍 일어나서 샤워를 한 후, 도연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렌지 카운티 쪽에 있는 3학교 감독님과 미팅을 하려 일정을 잡았습니다. 도연이가 고맙게도 아침밥을 챙겨 먹다가 제가 신라면을 먹고 싶다고하니 끊여주더라구요. 물이 살짝 많았지만 오랜만에 먹는 라면 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도연이하고 아침 일찍 여러가지 토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도연이가 스스로 본인의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대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우리 1기 학생들을 소개할때 자주 쓰는 단어가 대견하다 라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 생각 이상으로 잘하는 모습을 미국 현지에서 직접 보니 대견하다라는 표현 이상의 표현이 없더라구요. 일단 도연이를 수업 시간에 늦지 않게 등교를 시켜주면서 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홈스테이 집에서 도원이하고도 가볍게 포옹을 하면서 다치지말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라고 인사한 후, 도연이랑 차 안에서도 속 깊은 얘기를 더 나눈 다음 도연이하고도 다음에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긴장을 풀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이로써 1기 학생 6명을 직접 현지에서 확인을 하였으며, 전체적인 소감은 매우 잘 적응하고 있고 행복해 하고 있으며 크로스의 일원으로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는 강요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진심이 모여 하나로 모여지는 것이 문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로스만의 문화가 이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시트러스 칼리지에서 Saddleback College까지의 거리가 차로 약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약속시간 10시까지 다행이 맞춰서 도착 한 후, Sommer 감독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야구장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본격적으로 이번 쇼케이스에 대해서 그리고 2기 학생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였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번에 Saddleback으로 가는 2기 학생은 없습니다. 선수층이 두텁고 레벨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뭐 언젠가는 가는 날이 오겠죠. 일년 전에 써머 감독님을 처음봤을 때와 한국에 오셔서 크로스 쇼케이스를 참석하시고 이번에 본 써머 감독님은 많은 면에서 달랐습니다. 일단,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니 정말 진심으로 말씀을 주시더라구요. 예전 제가 제일모직 (현재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부터 존경하는 박창근사장님이 계십니다. 제일모직에서 부사장님까지 하셨고 그 이후 MCM 사장님으로 옮기면서 저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주셨죠. 그래서 제가 6년간 정들었던 제일모직을 그만두고 MCM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박사장님께서는 질레트, 리바이스 등 외국계 사장님을 두루 하신 분이신데 제가 사장님을 모시고 일본 출장 때 한번 여쭤 봤습니다. "사장님 본사가 유럽에 있는 회사와 미국에 본사가 있는 회사 중 어떤 회사에서 일하시는 것이 더 좋으셨어요?" 사장님께서는 "나는 미국회사가 더 맞는 것 같다. 그쪽은 모든 면에서 확실한 편이야. 뭐 한국에서 사전에 얘기한 것을 달성하면 거기에 따른 보상을 제대로 해 주는 스타일이지. 물론 반대로 달성 못하면 나갈 수도 있지만. 여하간 Give & Take가 명확하지. 유럽에 비해서는" 제가 사장님의 이 말씀을 떠올리는 이유는 뭐 분야는 다르지만 미국 감독님께서도 한국에서의 좋은 경험으로 인해서 그런지 이번 미국에서 만난 모든 감독님들께서 제게 정말 진심이 느껴질 정도로 환대를 해 주시더라구요. 곧 이어 말씀드리겠지만, Orange Coast College의 Alto 감독님께서도 직접 팀 훈련하는 모습을 찍으라고 야구장 안으로 들어오라는 것입니다. 제가 정말 들어가도 되냐고 하니. 웃으면서 괜찮다고 들어오라고 안내를 해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캘리포니아 최고의 팀 훈련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우리 크로스 학생들에게 이곳 분위기를 전달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써머 감독님 또한 일년 전만해도 낯선 제게 짧은 시간은 허락을 하되 마음까지는 당연히 열지 않으셨지만, 지금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거리가 좁혀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럴수록 더 정직하고 투명하게 해야한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써머 감독님으로부터 Fullerton College의 올 해 새로 부임한 Chad Baum 감독님에 대한 기본 정보를 받고 플러턴으로 향했습니다. 약속 시간에 도착을 했지만 안 계시더라구요. 다음 오렌지 코스트 약속이 있기에 10분만 기다린 후, 차드 감독님께 기다리다가 떠난다는 이메일을 보낸 후, 오렌지 코스트로 이동했습니다. 이렇게 미팅 약속이 안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상대방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들고 차후 관계를 도모하는 것도 일종의 전략이라고 생각하기에 오렌지 코스트에 도착 할 즈음 역시 차드 감독님으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잠시 야구장에 있다가 사무실에 일이 있어서 갔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제가 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면서 앞으로 한국 학생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직접 뵙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때론 이렇게 단호하게 돌아설 줄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상대방 쪽에서 크로스를 기억하고 다음엔 더 약속을 지키게 되겠죠. 뭐 저는 저를 알리고 크로스를 소개했고 또한 캘리포니아에 많은 감독님께서 차드 감독님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셔서 만나고 싶었다라고 살짝 MSG를 뿌리면서 은근히 크로스가 친분이 있는 감독님들이 제법 많다는 점과 이분들이 젊고 새로 부임한 감독님에 대한 기대심이 있다는 것을 한번에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풀러턴도 한인 교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아주 좋은 곳입니다. 제 대학 후배 커플도 이곳에서 살고 있는데 이번에는 같이 식사를 못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캘리포니아 최고의 학교이자 감독님이 계시는 Orange Coast College의 Alto 감독님을 뵈러 갔습니다. 학교 방문은 세번째이며, 감독님은 서울에서 뵌 것을 포함해서 네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일단, 야구장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았으며,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역시 우승팀 다운 포스가 느껴지더라구요. 전에 방문했을 때는 안 보였던 것들이 이제 보여지더군요. 시야가 넓어짐을 느꼈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일등을 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엔 반드시 일등을 하고 유지하는 비결이 있습니다. 오렌지는 지금껏 제가 봐왔던 학교들과 과연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 비교하면서 찾아보았으며 제 나름대로 이유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쓰기엔 너무 저만의 정보와 비밀을 만천하에 오픈하는 것이기에 좀 저 답지않게 참기로 했습니다^^


사무실에서 학생 한명과 함께 짐정리를 하다가 제가 들어가니깐 Alto 감독님께서 정말 놀라면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서로 격하게 포옹도 하면서 안부를 반복해서 물어보곤 이번 출장은 어땠냐? 네쉬빌에서 못봐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봐서 다행이다. 크로스는 어떠냐? 2기는 몇명 모였냐? 등 궁금하신 것을 물어보시고 저는 작년 캘리포니아 전체 챔피온으로 등극 하신 것을 축하드리며, 이번 네쉬빌에서 진행 된 ABCA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축하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어서 코치님들을 일일히 소개 해 주셨습니다. 총 7명 정도 되는 코치님과 인사를 나눈 후, 갑자기 제게 참 우리팀에 일본 학생 한명 새로이 들어왔다라고 하시더라구요. 외야와 일루를 볼 줄 아는 아주 잘하는 학생이 들어왔다면서 제게 소개를 해 주시는데 솔직히 기분이 드러웠습니다. 제가 알토 감독님을 아시아 국가 중에 가장 먼저 찾아왔고 또 한국으로까지 모시고 왔었는데 정작 최초의 오렌지 코스트 칼리지의 아시안 학생이 일본 학생이 된 것이죠. 저는 알토 감독님에게 이 부분을 나름 강하게 어필을 했습니다. 알토 감독님께서는 농담조로 "너 지금 일본한테 지고 있는거야" 라면서 놀리시더라구요. 흠...... 뭐 사실을 받아드려야죠. 저는 반드시 3년 안에 이 학교에서 주전으로 뛰는 한국 유학생을 만들어보겠다라고 말씀드렸으며. 감독님께서는 그렇게 되지 않겠어? 라면서 받아주셨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말이죠. 일본 회사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크로스처럼 일본에서 미국 감독님들을 모시고 쇼케이스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만도 마찬가지죠. 대신 이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학생들을 모아서 미국으로 데리고와서 학교를 돌면서 테스트를 받는 방식입니다. 두가지의 차이점은 매우 큽니다. 일단 회사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를 해야하는 점과 각 부모님들로부터 미국 테스트 비용을 받고 시작하는 것이 다르기에 크로스는 이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고 일본 회사는 적자를 볼 이유 자체다 없는 방식입니다. 크로스는 우리나라에 미국 감독님을 모셔서 진행하기에 일부 학부모님께서는 참가비가 비싸다고 할 수 있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비행기 값의 절반입니다. 그리고 학부모님께서도 편하게 관람을 하실 수도 있으며, 우리 학생들도 안방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지고 테스트에 임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크로스의 이 방법이 일본 회사가 하는 방법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원하는 것은 이 쇼케이스를 물론 돈을 벌기 위해 만들었지만,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기회를 잡은 3명의 장학생들이 있지 않습니까? 일본 회사는 못하는 일입니다. 장학금을 받고 가는 학교에 일본 학생이 여지껏 없기 때문이죠. 또 상투적으로 흘러버렸네요.


인사하러 온 일본 학생에게 곤니찌와라고 간단히 인사를 한 후, 다른 이야기를 하려하는데 Alto 감독님께서 "지난 이주 동안 우리 야구장에서 누가 운동하고 간 줄알아? 작년 일본 프로야구 신인상을 받은 선수가 왔었어. 그런데 저 친구가 일본 신인상을 받은 선수를 이곳에서 보면서 소리를 지르더라고. 그래서 알게 됐어" 뭐 이제 곳곳에 일본 야구를 미국 대학교에서 보는 것은제게는 더 이상 새롭게 다가오지 않지만 역시 뭐 찜찜합니다.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이정후선수나 강백호 선수가 온 것이겠죠. 알토 감독님에게 일본 학생과 선수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좀 한국 학생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 라고 알토 감독님에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갈 길이 멀지만 일본을 저는 충분히 이 분야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일본 학생과 대만 학생들이 서울로 올 것입니다. 크로스 쇼케이스에 말이죠. 아시아 야구 아마추어 축제로 만들거라고 오렌지 코스트 칼리지에서 다짐을 해 봅니다!


Let's Kross Baseball All Together !

[출처] 2020년 1월 Day 23|작성자 크로스베이스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