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베이스볼 출장일기 48일차

크로스베이스볼
2021-07-27

2021. 07. 27. 

크로스베이스볼 출장일기 48일차 (2021. 07. 26)

 오늘은 역시 바닥에서 잔티를 팍팍내면서 새벽부터 몸이 매우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운전은 못할 것 같아서 한국에 있는 펠릭스팀장에게 오늘 약속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가 미국출장을 길게 여러번 왔는데요. 이번처럼 컨디션이 안 좋은지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재혁이와 진형이가 오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있었기에 정신차려서 Oceanside로 데리고 갈 힘을 쥐어 짰습니다. 하지만, 민혁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지는 못했습니다. 경기는 1시에 있는데, 오전 11시 경에 도착해서 아이들을 야구장으로 넣어주고 저는 차에서 1시까지 잠을 잤습니다.

바람이 불고 몸도 두둘겨 맞은 것처럼 근육통도 있고 해서 청바지와 가디건을 입고 게임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우리 크로스 리더들이 오늘 이 중요한 경기에 이제 인정을 받아서 주전으로 많이 뛰고 있습니다. 일단, 투수는 인베이더스의 에이스 전주원리더가 맡았고, 영혼의 밧데리 최재혁이 포수를 그리고 3루에는 조민성, 유격수에는 최유현 그리고 일루에는 여민재, 좌익수에는 엄문현이 선발로 나섰습니다. 9명 중에 무려 6명이 우리 크로스 선수들이기에 아무리 몸이 안좋다고 하더라도 동영상을 키고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5회까지는 정말로 수준 높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플레이오프이다보니 집중력 자체가 다르더라구요. 초반 제구가 약간 흔들렸던 주원이도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였는데요. 역시 야구는 작은 틈하나로 흐름을 넘겨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5회초까지 4:1로 우리가 앞서고 있었는데요. 주루사에 걸렸던 주자가 아웃이 되었음에도 세이프를 받아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흐름이 넘어가버렸습니다. 2루수 일본 선수가 2번 연속 매우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몸도 안좋은 저는 그냥 비디오 촬영을 꺼 버렸습니다. 화가 나더라그요.

주원이도 6회에 안나왔습니다. 결국 투구수가 100개 가까이 되어서 투수가 바뀌었습니다. 2번째 투수가 나오면서 포수도 바뀌었는데요. 전 이때부터 아예 기대를 안했습니다. 포수가 화이팅도 없고 그냥 공만 받는 포수였습니다. 방망이에 약간 재능이 있어보여도 그리 파괴력이 있다고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 리더들, 문현이는 1,2 타석에서 2루타와 안타를, 조민성도 2루타를, 여민재도 안타를, 재혁이도 적시타를 그리고 유현이도 안타를 마지막 대타로 나온 연원이까지도 안타를 때렸습니다. 이만하면 우리 아이들이 주도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만, 흐름이 넘어가다보니 잔실수가 많이 나왔습니다. 우리 리더들도 이제 학교로 가면 이런 잔실수에 조심, 주의해야합니다. 공정한 기회를 주더라도 이 기회를 잘 살려야 인정받고 주전으로 도약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있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도 이제 몸을 강하게 키워야 합니다. 파워에서 너무 차이가 나다보니 시작부터 평등하게 경쟁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키가 안자랄 것 같아서 웨이트를 안한다 부터 등 다양한 의견들이 많은데요. 제발 좀 나이에 맞게 몸을 키워서 강한 야구를 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일단 많이 먹어야 하구요) 크로스도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쓸 참입니다. 미국대학에서 야구를 할 마음이 있다면 일단 몸을, 힘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1회부터 9회까지 한자리에서 본 저는 중간에 '마이클 킹' 오너를 드디어 만나서 인사 및 향후 운영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마이클 킹은 이 퍼시픽 쇼어 리그 뿐만이 아니라, San Diego Force팀과 Invaders팀의 오너이기도 한데요. 제가 내년부터 크로스팀을 만드는 것을 잘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건과 관련해서 진지하게 논의를 했습니다. 

 저는 오늘 경기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정말 미국대학 야구수준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요. 혹시, 국내에서 프로가 안되어서 또 원하는 대학이 안되어서 "미국이라도 가자"라고 도피처로 생각한다면 크로스에 안오셔도 됩니다. 미국대학에 가서 본인의 야구를 한번 제대로 평가 및 도전을 하고 싶은 학생들이 와도 될까 말까하는 것이 미국대학 야구입니다. 이무쪼록 야구 본고장 미국대학 야구수준을 한국 수준이하로 본다면 그냥 한국에 있는 편이 아이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마음이 있는 리더들에게는 크로스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것을 또 한번 다짐합니다.

와이프가 지금이라도 호텔로 가서 자라고 하는데 울컥했습니다. 역시 와이프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잠자리는 민혁이 침대에서 잘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제 건강을 걱정한 나머지 본인의 침대를 기꺼이 내 주네요. 기특한 녀석들.....참고로 민혁이는 인서율 대학교, 단국대학교에 합격을 했는데도 미국대학교로 온 학생입니다. 이해가 되시는지요? 모두들 가고 싶어하는 인서울대학교를 과감히 포기하고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학교 중의 하나인 Ohlone College에서 선배 유현이의 도움으로 힘찬 도전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우리 민혁이를 비롯해서 모든 크로스 학생들이 본인이 만족하는 야구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신경 써 나가겠습니다. 몸이 안 좋으니 표현이 좀 거칠어 졌습니다. 넓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Let's Kross Baseball Together!